초원을 떠도는 사람들
몽골은 평균 해발 1,600m의 고원지대에 자리한 내륙국입니다. 국토 대부분이 건조한 초원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중국과의 경계에는 황량한 고비사막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바다와 접한 부분이 없기 때문에 전형적인 대륙성 기후가 나타나며 한 해에 250일 이상 맑고 높은 하늘을 볼 수 있습니다. 날씨가 건조하고 낮과 밤의 기온 차가 심하기 때문에 여름밤에도 솜옷을 입어야 할 정도입니다.
몽골은 세계에서 가장 인구밀도가 낮은 나라 중 하나입니다. 면적은 한반도의 7배나 되지만 인구는 우리나라의 인천광역시와 비슷한 약 250만 명이 살고 있습니다.
몽골은 바다와 멀리 떨어진 내륙지방에 자리하고 있어 강수량이 적고 건조하기 때문에 농사를 짓기가 힘듭니다. 그래서 전통적으로 넓은 초원지대에서 말, 낙타, 양, 염소 등의 가축을 이끌고 물과 풀을 찾아 이동하며 살아가는 유목 생활을 합니다. 몽골 유목민들은 가축들로부터 젖과 고기, 털 등 생활에 필요한 대부분을 얻습니다.
몽골 사람들은 가축에게 풀을 먹이기 위해 해마다 네다섯 번씩 이사합니다. 이사할 때는 풀이 많고 우물이 가까운 곳을 고릅니다. 그리고 날씨가 맑고 운이 좋은 날을 골라 이사를 합니다. 이삿날 가장 먼저 하는 일은 차나 우유를 공중에 뿌리는 것입니다. 그동안 잘 살게 해준 신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하는 의식이랍니다. 몽골 사람들은 나무 한 그루 풀 한 포기 도 다 신의 뜻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의식이 끝나면 게르를 뜯어냅니다. 게르는 두어 시간 만에 허물었다가 다시 지을 수 있습니다. 뜯어낸 게르와 살림살이를 소나 야크, 낙타 등 가축 이끄는 수레에 실어 이동합니다. 낙타는 길을 잘 기억할 뿐 아니라 물 냄새도 잘 맡아서 이사할 때 큰 도움이 된답니다. 요즘엔 차를 이용하기도 합니다.
거센 바람도 잘 이겨내는 튼튼한 게르
이들은 자주 이동해야 하므로 가지고 다니기 쉽고 설치하기 편리한 '파오'라는 이동식 천막집에서 생활합니다. 파오는 튼튼한 나무로 뼈대를 세운 후 양털로 만든 두꺼운 천과 동물의 가죽을 덮어서 만든 이동식 천막집으로 '게르'라고도 합니다.
천장과 나무 벽을 덮는 양털로 만든 천을 에스기라고 합니다. 에스기는 집에서 키운 양의 털을 깎아 만듭니다. 양털을 초원 위에 골고루 펴놓고 한참 두들기면 양털이 서로 엉겨 붙어 얇은 천이 됩니다. 이천을 두세 겹 겹쳐 두껍게 만든 것이 에스기입니다. 에스기는 초원의 거센 겨울바람을 걷더니 막아준답니다.
게르는 전쟁에 나간 몽골 군인들이 처음 만들어 지었다고 합니다. 그렇다 보니 튼튼하면서도 언제든 쉽게 뜯어내고 금방 다시 지을 수 있도록 만들었습니다. 게르 천장에는 연기가 빠져나가는 둥근 구멍이 있습니다. 그 아래에는 기둥이 두 개 세워져 있는데 이것이 게르를 지탱해줍니다. 게르에는 거친 초원에서 살아남는 몽골 사람들의 지혜가 배어 있답니다.
게르 안쪽은 커다랗고 둥근 공간을 한가운데에 있는 난로를 기준으로 구분합니다. 게르 안 서쪽은 남자들이 머무는 곳으로 남자들이 쓰는 말안장이나 고삐 따위를 놓습니다. 게르 안 동쪽은 여자들의 자리로 부엌 살림살이를 놓습니다. 몽골 사람들은 게르에서 한가운데 난로가 놓인 자리를 가장 중요하게 여깁니다. 게르 터를 잡으면 난로 놓을 자리가 먼저 정해집니다. 그 이유는 천장 구멍과 연결된 난로 연통이 신과 인간을 이어주는 구실을 한다고 여기기 때문입니다. 천장의 구멍으로 연기가 빠져나가듯 몽골의 삼신할머니가 연기처럼 게르로 들어와 자손을 만들어준다고 믿습니다. 그리고 난롯불은 아버지만큼 귀하게 여겨 '아버지의 불'이라고 한답니다. 이처럼 몽골 사람들에게 게르는 사람과 신이 함께 머무는 세상에서 가장 넉넉하고 평안한 곳입니다.
요즘에는 게르에서도 태양열 발전기를 이용해 여러 가지 전자제품을 사용합니다. 위성방송 수신기를 설치해 텔레비전을 보기도 합니다.
말 위에서 태어난 말 위에서 죽는다
말을 타지 않는 사람은 몽골 사람이 아니라고 할 만큼 몽골 사람들은 말타기를 중요하게 여깁니다. 말은 몽골 유목민들에게 없어서는 안 될 매우 중요한 동물이기 때문입니다. 이들은 어릴 때부터 말 타는 기술을 익혀 말을 다루는 솜씨가 매우 뛰어납니다. 칭기즈 칸이 유라시아 대륙에 걸친 거대한 제국을 건설할 수 있었던 것도 말을 이용한 뛰어난 기동력 덕분이었습니다.
몽골의 말은 유럽의 말보다 몸집이 작지만 오래 달리며 추위에 강합니다. 그래서 몽골 사람들은 말을 귀하게 여기며 함부로 대하지 않습니다. 말을 잘 훈련해 강한 말로 만드는 걸 집안의 자랑으로 여깁니다.
몽골 사람들의 잔치, 나담 축제
해마다 7월 11일부터 사흘간 몽골의 수도 울란바토르에서 열리는 나담 축제는 몽골 최대의 전통 축제입니다. '나담'은 '놀다'라는 뜻의 몽골어에서 유래된 말입니다. 축제 기간에는 전통적인 3대 민속 경기인 씨름, 말타기, 활쏘기 등이 펼쳐집니다. 이 세 경기는 몽골의 역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말달리기와 활쏘기는 사냥과 목축을 하며 살았던 몽골 사람들에게는 생활 그 자체였습니다. 씨름 또한 초원을 넘보는 적으로부터 부족을 지켜야 하는 남자들에게 꼭 필요한 일이었습니다.
몽골의 여러 부족은 저마다 자신들의 전통인 의상을 차려입고 축제에 참여합니다. 또한, 몽골 사람들은 축제를 그냥 보고 즐기는 데 그치지 않고 함께 뛰어들어 몽골의 전통을 이어갑니다. 말 경주에 나가려고 집집이 좋은 말을 골라 훈련하고, 남자들은 어릴 적부터 배운 씨름을 직접 겨루기 위해 나섭니다. 몽골 씨름은 경기장이 따로 없이 초원에서 합니다.
나담 축제 때 가장 관심을 받는 건 마지막 날 치르는 말 경주입니다. 경주 말을 타는 기수는 모두 어린아이입니다. 아이들은 몸이 가벼워서 말을 좀 더 빨리 달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아이들은 말을 타고 출발 신호를 기다리면서 노래를 부릅니다. 말이 잘 달리도록 응원하는 노래입니다. 수십 마리의 말이 흙먼지를 일으키며 달리는 모습은 그야말로 장관입니다. 기운찬 그 모습이야말로 몽골 사람들이 초원에서 어떻게 살았는지 보여주는 것입니다.
경제 초원에 부는 새로운 바람
사회주의 체제였던 몽골은 1990년대 초 민주주의 체제를 갖추기 시작했습니다. 경제도 시장경제 체제로 바뀌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모든 것이 국가 소유였다면 이제는 개인도 재산을 가질 수 있습니다. 오늘날 몽골의 수도인 울란바토르에는 높은 빌딩과 공장 증권거래소 등이 들어섰고 자동차와 사람도 많아졌습니다. 도시뿐만이 아니라 몽골의 산과 사막에는 광산 개발이 한창이고 초원 한쪽에서는 태양열이나 비닐하우스 등을 이용해 농사도 짓고 있습니다.
오늘날에는 정부가 조직한 농업협동조합에 소속되어 집단으로 농사와 목축을 하는 사람들이 점차 늘고 있으며 도시로 이동하는 사람들도 많아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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